지금 평이 갈리는게

얘가 왜 히어로냐며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사람들이 있고

처음부터 기대가 없어서인지 타락죽 원샷 도파민 엔딩에 그나마 참신하다는 사람들이 있음.

나도 후자인데, 이거 분명 제작진도 99퍼는 후자로 생각하고 만든거임.

드라마 내내 니가 영웅이라도 된 거 같냐는 비꼼, 너도 범죄자가 맞다는 비난이 줄줄이 나옴.

그리고 여기에 리리도 딱히 반박 안함.

왜냐?

리리 스스로도 의도만 좋았지 정당한 수단을 고른적이 없거든.

게다가 최종장에서 파커를 제압하려는 이유 역시 마지막에 가서 변질됨.

원래는 가족과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슈트를 만들었지만, 나탈리가 사라지자 나탈리를 후드의 마법으로 되살릴 수 있을거라며 맹목적인 믿음 하나로 싸우려 함.

망토를 뺏기 위한 싸움이 된거임.

"그게 없으면 어떤지 넌 몰라...아파 아프다고"

"나도 알아"

이 해석에 쐐기를 박는게 망토를 빼앗기고 난 파커와 리리의 짧은 대담임.

도대체 리리는 어느 부분에서 파커와 공감한걸까?

"내 카드는 다 보여줬어"

바로 다음에 메피스토가 등장하고, 나탈리 = 리리의 망토임을 밝히면서 모든 아다리가 맞게 됨.

아이언하트 드라마는 처음부터 악마의 유혹이 두 개 존재했던 거임.

끝없는 힘과 권력을 갈망하던 파커에겐 강력한 힘의 망토를.

죽음의 트라우마에 시달리던 리리에겐 죽음이 남긴 상처를 보듬어 줄 수 있는 대체제를 주었던 것.

이 모든게 악마의 유혹임을 알아챈 리리가 이제 그만 포기하고 친구의 죽음을 받아들인다면, 그래도 어느정도 완결성있는 히어로 서사가 될텐데...

거기서 포기를 안하고 드라마가 끝나버리니 이게 왜 히어로냐는 불만이 터져나오는 거임.

십분 이해함.

이제 사실상 메피스토의 꼭두각시가 된다는 결말이 히어로 드라마에선 뒤통수 맞은거나 다름없긴함.

하지만 리리가 무작정 착해지고 영웅적 마인드를 장착한다는 심심한 결말보단 이런 도파민 도는 결말이 차라리 낫다는 게 내 솔직한 평임.

어차피 요새 마블 드라마 아무도 안봐서 댓글들 보면 다른 데에선 이렇다더라 저렇다더라 죄다 들었다는 얘기밖에 없잖어.

어차피 관심도 떨어지는거 타락죽 원샷이 낫지.